본문 바로가기

외식정보

오늘의 뉴스

[유가 100달러] 중소기업 경영 비상…간신히 잡힌 밥상물가도 다시 치솟나

  • 연합뉴스
  • 2026-03-09
  • 13
            
            [유가 100달러] 중소기업 경영 비상…간신히 잡힌 밥상물가도 다시 치솟나
중소기업·식품업계 "수입단가·물류비 상승"
중동 사태에 중소기업 '운송 차질' 피해 사례 잇따라
고유가·고환율에 먹거리 물가 급등…식품기업 원가 부담↑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신선미 한주홍 기자 = 중동 사태에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을 넘고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근접하면서 식품회사와 중소기업들이 경영난 심화를 우려하고 있다.
유가가 급등하고 환율이 상승(원화 가치 하락)하면서 재료 수입 단가와 물류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들과 달리 환율과 유가 변동에 대응할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원재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식품회사들도 유가와 환율 변동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 중소기업 피해 가시화…운송 차질·물류비 상승 사례 잇달아
9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이번 중동 사태로 중소기업들의 피해는 가시화됐다.
중기부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5일까지 중소기업들의 피해 사례를 살펴본 결과 '운송 차질'이 22건, '대금 미수금'이 12건, '물류비 증가'가 9건, '출장 차질' 5건, '계약 보류' 4건 등으로 나타났다.
중기부는 피해 기업을 위해 국제운송비 지원 등 맞춤형 정책을 마련하고, 정책자금 대출 원금 거치기간을 1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중소기업계에서는 사태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자잿값, 물류비와 직결된 환율 변동에 대한 고민이 깊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 오르면 중소기업의 환차손은 약 0.36% 증가한다.
환 헤지(환 변동 위험 회피) 상품 활용에 취약한 기업일수록 환율 변화에 더 큰 영향을 받는데, 국내 중소기업 10곳 중 9곳은 환리스크(위험) 관리 수단을 갖추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12월 1∼19일 중소기업 635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환 변동 관련 중소기업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87.9%는 환리스크 관리 수단을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중소기업들은 이에 대해 전문인력과 관련 지식이 부족한 데다 적합한 환 위험 관리 상품을 찾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은 거래 규모와 인력·자금 여건상 금융 기법을 활용한 환 변동 위험 관리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중소기업들은 환율 상승에 따라 원자재 수입뿐 아니라 물류비 상승 등으로 피해가 심하다고 토로했다.
자재를 해외에서 들여오는 중소기업들은 "원부자재 가격이 상승했지만, 판매가에는 반영을 못 하고 있다",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제조 원가가 늘어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말했다.
문구류를 수입하는 한 업체는 "환율이 오르면서 손실을 수입업체가 그대로 떠안게 됐다"고 했다. 또 다른 기업은 "물류비용이 올랐지만, 판매가에 반영하지 못했다"며 경영 악화를 우려했다.
원자재와 물류비 상승을 반영해 상품가 조정, 원가절감 등의 대응에 나설 수도 있으나 이렇게 되면 경쟁력이 떨어져 거래가 끊기는 사태로 이어질 위험을 우려해 중소기업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중동 사태로 최근 유가까지 치솟으면서 중소기업들은 '이중고'에 시달리게 됐다.
중소기업계 일각에서는 고환율과 고유가로 원자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 생산·납품까지 도미노 장애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최근의 수출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작년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액은 1천186억달러(약 177조원), 수출 중소기업 수는 9만8천219곳으로 각각 사상 최대였다.

◇ 수입 물가 자극…밥상 물가 다시 들썩이나
유가 상승으로 식품업계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밀과 설탕, 팜유 등 핵심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유가 변동이 원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식품산업 주요 원료의 국산 사용 비중은 2022년 기준 28.9%에 그쳤다. 특히 옥수수와 소맥(밀), 소맥분(밀가루), 원당, 대두 등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수입물가지수 통계를 보면 지난 1월 수입 소고기 물가는 달러 기준과 원화 기준으로 각각 15.7%, 15.8% 상승했다. 콩 역시 달러 기준과 원화 기준으로 각각 9.0%, 9.1% 올랐다.

식품 기업들도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아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주요 원재료를 해외에서 많이 들여오는 롯데웰푸드[280360]는 지난해 1∼9월 원재료와 소모품 비용이 1조4천73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천577억원 늘었다.
오뚜기[007310]는 지난해 1∼9월 원재료와 상품 매입액이 1조7천52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천601억원 증가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은 전반적인 제조 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제조 기반 기업일수록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 제과업체 관계자는 "원재료 수입뿐 아니라 공장 가동이나 영업 활동 비용 등 국내 생산 활동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지난해에도 영업이익률이 저조했는데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가 상승에 더해 환율까지 오르면서 업계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 커피업계 관계자는 "환율 상승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연간 커피 원두를 약 4천억원어치 달러로 구매하는데 환율이 10%만 올라가도 400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고 말했다.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오르면서 최근 밀가루와 설탕 가격 인하를 반영해 제품 가격 인하를 검토하던 라면 업체 등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일부 식품 기업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가격 인상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ykim@yna.co.kr, sun@yna.co.kr, juh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