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샌프란市, 식품대기업 10곳에 소송…"초가공식품이 질병 유발"
코카콜라·펩시·크래프트하인즈·포스트·네슬레·켈로그 등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 샌프란시스코시가 식품 대기업 10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원재료의 형태가 사라지고 각종 인공첨가물이 들어간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이 주민들의 건강을 해치며, 그 탓에 지방정부가 치료비를 감당해야 해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시 겸 카운티 정부 법무실장 데이비드 추는 캘리포니아주를 대표해 2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카운티의 캘리포니아주 1심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피고 업체들은 코카콜라 컴퍼니, 펩시코, 크래프트 하인즈, 포스트 홀딩스, 몬델리즈 인터내셔널, 제너럴밀스, 네슬레 USA, 켈로그, 마즈 인코퍼레이티드, 콘아그라 브랜즈다.
이들은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식품과 음료를 제조하는 식품 대기업들이다.
원고 측은 소장에서 손해배상 청구액을 특정하지 않았으며,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NYT는 초가공식품이 미국에서 공급되는 식품의 70%를 차지한다며, 이를 억제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샌프란시스코 시 정부의 의견이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추 법무실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과 다른 많은 보건 관련 쟁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초가공식품의 유해성은 과학적으로 확실히 입증됐다고 지적하고 "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점 중 많은 수는 과학적 뒷받침이 없지만 이 문제는 다르다"며 "고장 난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맞는다"고 말했다.
피고 업체들은 NYT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다만 피고 업체 중 여러 곳을 대표하는 '소비자 브랜드 협회'(CBA)의 제품 정책 담당 선임 부회장 새라 갈로는 소장 제출이 발표된 후 입장문을 내고 시 정부의 입장을 반박했다.
그는 "단순히 가공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식품을 건강에 해로운 것으로 분류하거나, 식품의 전체 영양 성분을 무시하고 악마화하는 것은 소비자를 오도하고 건강 격차를 악화시킨다"며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매일 믿고 섭취할 수 있는 안전하고 저렴하며 편리한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식품의약국(FDA)이 확립한 엄격한 증거 기반 안전 기준을 준수한다"고 말했다.
초가공식품 섭취는 비만, 제2형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 암, 인지능력 쇠퇴 등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들이 나와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민주·공화 양당은 대개 극심하게 대립하지만, '초가공식품'을 규제하는 법안은 올해 공동으로 통과시켰다.
미국 여러 곳의 지방정부들은 초가공식품이나 비만 유발 식품 등 건강에 해로운 식품을 규제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2010년 샌프란시스코시는 맥도날드 해피밀 무료 장난감 제공을 금지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빅 걸프' 등 대용량 탄산음료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많은 도시가 탄산음료나 당이 많이 포함된 음료에 세금을 부과했으며, 캘리포니아·애리조나·웨스트버지니아주는 식품 착색제를 포함한 일부 초가공 제품을 학교 내에서 판매하지 못하도록 했다.
solatido@yna.co.kr
AFP=연합뉴스) 2025년 12월 2일 켈라노바가 제조한 감자 재료 초가공식품 스낵 '프링글스'가 창고식 소매 매장에 진열돼 있다. 2025.12.3.>
AFP=연합뉴스) 2025년 12월 2일 몬델리즈 인터내셔널의 초가공식품 쿠키 '나비스코 오레오'가 창고식 소매 매장에 진열돼 있다. 2025.12.3.>
AFP=연합뉴스) 2025년 12월 2일 펩시코의 '프리토레이 도리토스 나초 치즈 맛' 스낵이 창고식 소매 매장에 진열돼 있다. 202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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