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는 공공외교의 언어…워싱턴DC서 김치축제 열어요"
실비아 패튼 'K-김치세계연대 워싱턴DC위원회' 위원장 인터뷰
페어팩스 카운티 공식 행사로 격상…"김치는 공동체·나눔 담은 문화유산"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김치는 이제 한인만의 음식이 아니라, 미국 사회가 함께 즐기고 나누는 문화입니다. 이번 축제는 김치가 지역사회 포용과 공공외교의 언어가 됐다는 상징입니다."
미국 버지니아에서 처음으로 오는 8일 지방정부와 한인 커뮤니티가 손잡은 '2025 김치의 날 축제'를 여는 실비아 패튼(한국명 윤영실) 'K-김치세계연대 워싱턴DC위원회' 위원장. 그는 3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김치축제의 의미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인터뷰는 패튼 위원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YMCA 대강당에서 열린 '2025 세계한민족지도자대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을 때 대면으로도 진행했다.
이번 축제는 예년과 달리 워싱턴DC 광역권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와 K-김치세계연대 워싱턴DC 위원회가 공동 주최하는 행사로, 김치를 매개로 다문화 화합과 공공외교의 새 지평을 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치가 한인사회를 넘어 미국 주류 행정 영역에 공식 편입된 상징적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패튼 위원장은 "김치는 더 이상 한인만의 음식이 아니라 미국 사회가 함께 즐기는 문화 자산이 됐다"며 "올해 페어팩스 카운티와 함께하는 행사는 김치가 지역사회 다양성과 포용, 지속 가능한 삶을 상징하는 공공문화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패튼 위원장은 김치가 가진 본질을 '공동체'라는 키워드로 설명했다. 그는 "김치는 집마다 정성스레 담가 이웃과 나누던 음식"이라며 "발효라는 기다림의 과정이 있고, 계절과 자연을 담아낸다"고 말했다. 그래서 김치는 공동체 정신과 지속가능성, 배려와 나눔의 가치를 품은 한국 문화의 정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전통 발효음식이 미국 사회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이유로, 건강과 가족 중심의 가치관을 꼽았다. 
"미국에서도 웰빙·건강·친환경 키워드가 중요한 시대잖아요. 김치는 발효식품이자 채소 중심의 건강식입니다. 또 아이들과 함께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문화는 미국의 가족 문화와도 닿아 있어요. 그래서 김치는 이미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언어가 됐습니다."
패튼 위원장은 이번 행사를 '공공외교의 장'으로 규정한다. 그는 "김치를 소개하는 건 단순한 음식 홍보가 아니라, 한국의 철학과 정체성을 소개하는 일"이라며 "김치라는 생활문화를 통해 미국 이웃들과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고 한국을 이해하게 만드는 것이 진정한 외교"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페어팩스 카운티 정부 차원의 참여가 갖는 의미를 강조했다.
"카운티 공식 웹사이트와 SNS 홍보에서부터 현장 협력까지 행정 차원의 지원이 있었습니다. 이는 김치가 지역사회와 함께 '공유되는 공공문화'로 발전했다는 증거죠. 이 과정에서 김치가 가진 포용과 공감의 메시지가 더 크게 확산했습니다."
이번 축제의 핵심은 '직접 체험'이다. 패튼 위원장은 "그냥 구경하는 행사가 아니라 함께 담그고, 입어보고, 써보는 문화로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치 워크숍에서는 김치 담그기에 직접 참여하고, 발효과학과 절임·양념 과정의 의미까지 배운다. 다만 올해는 공간 제약으로 모든 참가자가 체험하지 못하지만, "전원에게 김치를 제공해 함께 나누는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한다.
한복 체험 역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패튼 위원장은 "궁중복과 혼례복 등 품목을 늘렸고, 전통 놀이도 강화했다"며 "특히 올해는 조지메이슨대 서예동아리 학생들이 참여해 방문객들이 직접 한글 이름을 써보는 체험을 한다"고 소개했다.
앞으로의 목표는 축제를 연례화하고, 지역 속 생활문화로 자리 잡게 하는 것이다. 패튼 위원장은 "제프 멕케이 페어팩스 카운티 의장도 매년 김치 축제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축제가 지역 공공 축제로 정착되도록 교육기관·문화단체와 협력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치 축제가 지속가능성을 갖기 위해서는 차세대 참여가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김치 문화를 다음 세대에 연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청소년 자원봉사 프로그램과 대학생 서포터즈 운영도 확대할 계획이며, 김치를 매개로 한 지역 공공외교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패튼 위원장은 "늘 한국 문화를 세계와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다"며 "김치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세계 속에서 한국인의 마음과 가치를 전하는 문화 언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김치가 워싱턴 지역에서 공공문화 플랫폼이 되는 날을 꿈꾼다"며 "한국인의 정체성과 정신을 세계와 나누는 여정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패튼 위원장은 한인 여성 지도자로서의 발자취도 깊다. 미주한미여성회총연합회 초대 회장으로서 제1회와 제2회 국제결혼여성세계대회 대회장을 역임했으며, 제2회 대회에서는 세계국제결혼여성총연합회(World KIMWA) 설립을 위한 준비위원장으로서 세계 각국의 국제결혼여성을 하나로 연결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phyeon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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