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유엔 식품조달시장 첫 진출…WFP 공급업체 선정
젤텍, 방글라데시 원조 쌀과 혼합될 영양강화립 201t 공급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국내 농식품 기업이 처음으로 유엔(UN) 식품조달시장에 진출했다.
14일 조달청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기업 젤텍이 지난 4일 유엔식량계획(WFP)으로부터 영양강화립(FRK) 201t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영양강화립은 쌀가루에 비타민·무기질 프리믹스(혼합 가루)를 첨가해 반죽·압출·성형한 알갱이 형태의 가공 쌀이다.
일반 쌀 100알에 영양강화립 1알을 혼합하는 방식으로 섭취해 철분, 아연, 엽산, 비타민 A·B1·B12 등 주요 미량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다.
쌀의 맛과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영양가를 높일 수 있어 빈곤 지역이나 난민캠프에서 영양실조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아동과 임산부 등 취약계층의 영양 개선에 기여할 수 있어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NGO)에서도 주목하는 품목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열린 '글로벌 공공조달수출상담회'(GPPM)에 WFP 조달담당관을 초청한 것을 계기로 조달청·농식품부·기획재정부 원스톱수출수주지원단·국가식품클러스터진흥원이 함께 'UN 조달시장 진출 협의체'를 꾸렸다.
영양강화립을 전략 품목으로 선정해 방글라데시 원조 쌀과 혼합될 영양강화립 201t을 국내 기업이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기술 지도와 UN 식품 공급자 등록 인증 등을 지원한 결과, 젤텍이 진출에 성공했다.
젤텍이 WFP로부터 낙찰받은 영양강화립 201t은 내달 방글라데시로 출항하는 2만64t의 원조 쌀과 혼합돼 현지 난민과 취약계층을 위해 쓰인다.
이형식 조달청 기획조정관은 "단순한 원조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 농식품 기업이 국제기구의 조달시장에 공식적으로 발을 들인 첫 사례"라며 "한 세대 만에 원조 수혜국에서 원조 공여국으로 성장한 한국의 저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정경석 농식품부 국제협력국장은 "우리 농식품 산업의 경쟁력을 국제 무대에서 입증한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며 "앞으로 영양강화립뿐만 아니라 영양강화 비스킷, 슈퍼시리얼 등 다양한 품목으로 UN 조달시장 진출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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